큰돈이 아니라, 감각을 되살리는 것부터
재테크라고 하면,
왠지 거창한 단어처럼 느껴집니다.
큰돈을 굴리거나,
전문 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처럼 들리기도 합니다.
퇴직 후 수입이 줄어든 저로서는
'나는 이제 재테크랑은 멀어졌구나'
생각하기도 했습니다.
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접한 한 문장에서 생각이
바뀌었습니다.
"돈을 모으는 건 액수보다 방향이다."
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.
그 후로 저는 작은 돈이라도 흘려보내지 않고
의미 있게 쓰고 모으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.
'큰돈을 벌어야 한다'는 부담보다
지금 있는 돈을 다루는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
훨씬 나에게 맞는 목표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.
'10만 원'으로 시작한 나만의 연습
시작은 아주 작았습니다.
한 달에 10만 원,
그 정도는 저도 감당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.
예전에 쓰던 통장 하나를 따로 정리해서
"재테크 연습 통장"으로 쓰기로 했습니다.
그 통장에 한 달 10만 원씩만 넣기로 했습니다.
이 돈은 쓰지 않기로 마음먹은 돈입니다.
그렇다고 손대지 못할 장기 저축도 아닙니다.
언제든 꺼낼 수 있지만, 쉽게 꺼내지 않기로
스스로와 약속한 돈입니다.
처음에는 단순한 '따로 모으기'였지만
몇 달이 지나면서 재미가 생겼습니다.
이 돈을 어떻게 굴릴 수 있을까,
어떤 금융 상품이 있는지 찾아보게 되었고
하나씩 시도해 보게 되었습니다.
내가 직접 써 본 소액 재테크 방법
1. CMA 통장 활용하기
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CMA 계좌는 현금성 자산을
안전하게 관리하기에 딱 좋을 도구였습니다.
급하게 쓸 일이 없는 여유자금을 며칠씩이라도 효율적으로
보관할 수 있고 앱에서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어 아주 유용했습니다.
필요할 땐 바로 꺼낼 수 있고,
그전까지는 작게나마 이자를 챙길 수 있으니
예적금보다는 자유롭고,
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이었습니다.
2. 6개월짜리 특판 적금 활용하기
은행 앱을 둘러보다 보면
종종 이율 높은 특판 적금이 보입니다.
가입 금액은 적지만,
이자율이 높아 소액이라도 꽤 괜찮은
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.
몇 달짜리 단기 상품도 많고,
이자를 받는 순간의 기분이 의외로 꽤 좋았습니다.
3. 캐시백·머니포인트 활용 저축
소비를 줄이려는 습관과 연결해,
결제 시 캐시백이 붙는 카드나 포인트를
통장에 이체해 두는 방식으로
'보이지 않는 저금'을 해보았습니다.
한 달에 몇 천 원, 많게는 2만 원.
그냥 쓸 수도 있었던 돈이 몇 달 지나니
쏠쏠한 금액이 되었습니다.
심리적으로도 '나는 돈을 잘 관리하고 있다'는 감각이
생기는 거 같았습니다.
4. 토스에서 매일 1,000원씩 주식 모으기
요즘 가장 꾸준히 하고 있는 건
토스앱을 통해 매일 1,000원씩 애플과 테슬라 주식을
모으고 있습니다.
금액은 적지만, 매일 자동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는
사실만으로도 '나는 투자 중이다'라는 감각이 생깁니다.
처음엔 1,00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,
며칠, 몇 주, 몇 달이 지나고 나니
이 작은 돈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습니다.
금액의 크기가 아니라
지속한다는 힘,
그리고 앱에서 그 흐름을 매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
'오늘도 투자했다'는 아주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합니다.
거창한 계획 없이도,
돈을 움직이는 감각을 회복하는 데 충분한 연습이
되고 있습니다.
돈을 아끼는 게 아니라, 감각을 회복하는 것
지금 제가 하는 재테크는
단기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아닙니다.
작은 돈을 모으고, 관리하고, 지켜보는 감각을 회복하는 일입니다.
그 감각이 생기니
불필요한 소비도 줄고,
통장을 들여다보는 일이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.
퇴직 후,
큰돈이 없어도 '돈을 흐르게 하지 않는 법'은
익힐 수 있습니다.
그리고 그 시작은
한 달 10만 원, 아니 매일 1,000원이라도
충분합니다.
나에게 돈 감각이란 무엇일까
제가 말하는 '감각을 회복한다'는 건,
단지 돈을 아끼는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
내 돈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아차리고,
어디서 멈춰야 할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
되찾는 일입니다.
급하게 쓰는 지출 앞에서 한 번 멈추는 자각,
작은 투자라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습관,
통장을 열어볼 때 느끼는 자신감과 안도감,
이 모든 것이 제가 말하는 돈을 다루는 감각입니다.
이 감각은
한순간에 생기지도 않고,
한 번 배웠다고 평생 유지되는 것도 아닙니다.
매일 조금씩 돈과 마주하고,
작게라도 실천을 쌓아가는 과정 속에서
자연스럽게 살아나는 힘입니다.
그리고 지금 저는
그 감각을 다시 깨워가는 중입니다.